국토교통부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매년 자동차 등록대수가 증가해 2012년 기준으로 1,887만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자동차 등록대수의 증가는 스모그와 오존 등 대기오염을 증가시키고, 교통체증을 유발하여 경제적 손실을 불러올 뿐만 아니라, 경유와 휘발유 등 기름의 수입을 증가시켜 외화 유출을 부추기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따라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대기오염을 줄이고 에너지 소비를 낮추기 위해 대중교통 이용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고, 이러한 정책은 오산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러한 정책에 호응해 많은 주민들이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을 하는 등 에너지 절약 운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동탄 신도시에 거주하고 있는 필자도 서울에 있는 학교로 출·퇴근을 하기 위해 주로 대중교통인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별로 유쾌하지 않은 일을 당했다. 어느 날 갑자기 오산시로부터 주정차위반 과태료 부과 통지서를 받은 것이다. 처음에는 왜 나에게 이 통지서가 발부가 되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오산시의 과태료 담당 부서에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서동탄역에서 지하철을 이용하면서 서동탄역 주변에 차를 세웠는데, 그게 주정차 위반으로 과태료가 부과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전화를 끊고서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오산시의 과태료 부과는 그야말로 주먹구구식 탁상행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가 오산시의 서동탄역 주변 주정차 단속을 주먹구구식 탁상행정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오산시의 단속이 서동탄역 주변의 주차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거나 반영하지 못한 실적위주의 단속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서동탄역에는 차량 10여대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이 딱 하나 있다. 그런데 동탄 지역에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서동탄역을 이용하는 이용객은 하루 평균 2,45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주차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더 나아가 서동탄역을 경유하는 버스는 50~1시간 꼴로 운행돼 열차시간과 맞추기 어려운 실정이어서 대부분 자가용을 이용해 서동탄역에 와서 역 주변에 차를 세워두고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화성시는 서동탄역에서 지하철을 이용하는 승객들의 편의를 위해 서동탄역 주변도로의 주차를 용인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몇 주 전부터는 서동탄역 주변에 주차장 확장을 위한 공사를 진행하고 있어서 주차공간이 더욱 줄어들어 지하철 이용객들이 주차에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화성시와 달리 오산시는 이러한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서동탄역 주변에 주차된 차량에 대해 주정차 위반 과태료를 막무가내로 부과해 실적 쌓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규정상 주정차 위반 차량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 그러나 규정이 모든 상황에서 다 적합한 것은 아닐 수 있다. 예를 들어 살인이나 폭행 사건의 경우 판사가 판결을 내릴 때는 기본적으로 법 조항에 의거해 판결을 내리지만, ‘정상참작이나 정당방위와 같이 사건이 발생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그 상황을 반영하여 판결을 내린다. 만약 정상참작과 같이 상황에 대한 고려 없이 법 조항에만 의거해 판결을 내린다면 남편의 학대를 견디다 못해 살인을 저지른 피의자나 강도 살인을 저지른 피의자나 비슷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다. 그래서 판사는 사건의 정황과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결을 내리는 것이다. 주민들의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오산시의 무조건적 과태료 부과는 마치 판사가 정상참작없이 모든 살인사건에 동일한 판결을 내리는 것과 같은 그야말로 현장에 대한 고려 없는 탁상행정의 전형적인 행태다.

오산시 과태료 부과의 또 다른 문제점은 형평성과 원칙이 없는 그야말로 주먹구구식 단속이라는 것이다. 필자의 차량에 과태료를 부과한 다음날 같은 장소에 차량을 주차한 차량에는 과태료 부과 대신 단속 안내장을 부착해 놓았다. 단속이 정당성을 가지려면 일관성과 형평성을 유지해야 한다. 과태료를 부과 받은 사람이 차별을 받았다고 느끼면 그 단속은 더 이상 정당성을 잃게 된다. 누구는 단속이 되고 누구는 단속이 되지 않는다면 누가 그 규정을 지키려고 하겠는가? 더 나아가 오산시는 단속을 전혀 하지 않다가 (그래서 주민들은 해당지역이 단속지역인지를 모르는 사이에) 어느 날 갑자기 단속을 벌여 많은 사람들이 주정차 단속 지역인줄을 모르고 주차를 했다가 과태료를 부과 받게 되어 오산시청에 전화를 걸어 항의를 하는 일이 비일비재 한 상황이다.

단속에 앞서 해당지역이 단속지역임을 주민들에게 알리고 단속도 정기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서동탄역을 이용하는 주민들도 해당지역에는 주차를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사전조치 없이 어느 날 갑자기 과태료 부과 통지서를 받게 된다면 어느 누구도 그 단속에 동의 할 수 없을 것이다. 오산시는 이제 부터라도 공무원들이 책상에 앉아 규정만 내세우는 업무태도를 바꿔 현장에 나가 주민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를 살펴 시정에 적극 반영하는 업무태도를 보여야 할 것이다.

Posted by 최진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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