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합의안을 만들지 못한 채 해산한 공무원연금 개혁 국민대타협기구의 역할을 이어서 수행하게 될 실무기구가 진통 끝에 43일 출범하게 되었다. 새롭게 활동을 시작하는 실무기구에는 정부 측 인사 2, 공무원 노조 측 인사 2, 그리고 여야가 추천하는 연금전문가 3명이 참여해 국민대타협기구에서 논의 되었던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된 여러 쟁점들을 놓고 조율을 시도할 예정이다.

여야는 공무원연금 개혁 실무기구를 구성하면서 막판까지 협상의 쟁점이 되었던 실무기구의 활동시한은 정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입법권을 가지고 있는 국회 공무원연금 특별위원회의 활동 종료 예정일이 52일인 만큼, 그 때까지 공무원연금 개혁 합의안을 만들어 내지 못하면 실무기구의 존재 의미는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실무기구가 제대로 활동을 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여당이 공무원연금 개혁의 이해당사자인 공무원들의 의견이 충분히 논의되고 수렴될 수 있도록,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 일정을 못 박아놓고 무대포식으로 밀어 붙이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 정부와 여당이 시한을 정해놓고 일방적으로 밀어 붙이는 태도를 바꾸지 않는 한, 실무기구는 공무원을 달래기 위한 정치 쇼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공무원연금 개혁 실무기구는 국민대타협기구의 설립 목표였던 공무원과 정부, 그리고 국민들 사이의 사회적 합의를 어떻게 하면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하고 토의하는 장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정부가 손쉬운 방법으로 연금개혁을 추진하기 위해 제시한 모든 공무원들에게 일률적으로 현재보다 더 많이 내고, 더 적게 받게 하는 공무원연금 개혁안은 공무원들의 반발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낼 수가 없는 안이다. 따라서 공무원연금 개혁이 사회적 합의를 통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정부가 지금처럼 직급이나 업무와 관계없이 모든 공무원들의 연금을 일률적으로 삭감하는 방안을 수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현재 비합리적으로 지급되고 있는 공무원연금에 대한 정비를 통해 쓸데없이 새고 있는 연금지출을 막아, 연금 적자를 보전하는 방안을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공무원연금은 퇴직 공무원이 고액의 연봉을 받는 기관에 재취업을 해서 억대 연봉을 받아도 공무원연금을 지급하도록 되어 있다. 또한 법조계 등 고위 퇴직 공무원들의 경우, 연금 수급액이 100만원에서 200만원 사이를 받는 일반직 공무원들의 약 6배에 달하는 600~700만원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비합리적으로 줄줄 새고 있는 공무원 연금에 대한 대책이나 개혁 없이, 일반직 공무원들의 연금만을 일률적으로 삭감하려는 정부의 연금 개혁안은 공무원들의 동의를 얻기 힘들다. 따라서 퇴직 후 재취업해 고액 연봉을 받는 사람들에게는 연금 지급을 중지하고, 고액 연금을 받는 고위 퇴직 공무원들의 연금은 과감하게 삭감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정부가 비합리적인 연금 지출을 막아 공무원연금의 재정건전성을 높이는 노력을 하게 되면, 공무원단체와의 합의도 훨씬 쉬워질 것이다. 가능한 한 공무원단체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세금의 투입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을 정부와 공무원단체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현재 공무원연금 지급 시점을 60세에서 65세로 높여 연금 지급 시점을 늦추고, 공무원이 33년 동안만 연금을 내면 더 이상 연금을 내지 않아도 되도록 되어 있는 규정을 바꿔, 근무기간이 33년이 지나도 퇴직 때 까지는 연금을 계속 납부하도록 하는 방안의 추진을 통해 공무원연금의 재정건전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새로 출범한 공무원연금 개혁 실무기구에서는 이러한 방안들에 대한 연구와 논의를 통해 현재 공무원연금의 삭감 비율을 최대한 낮추면서 세금의 투입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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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최진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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