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연금 개혁 실무기구가 진통 끝에 지난 1일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합의해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공무원 연금 개혁 합의안을 보면, 연금 지급률(연금액을 결정하는 수치)2021년까지 5년에 걸쳐 1.90%에서 1.79%로 단계적으로 내리고, 다시 2026년까지 1.74%로 점진적으로 인하한 후, 2036년까지 1.70%로 낮추기로 합의했다. 결국, 20년 뒤 연금 지급률이 현재보다 10.5% 낮아지게 되는 것이다. 한편, 연금 기여율(공무원이 내는 보험료율)은 앞으로 5년에 걸쳐 현행 7%에서 9%로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현행 7.0%에서 내년부터 8.0%로 높아지고, 이후 4년에 걸쳐 매년 0.25%포인트씩 높여 5년 후에는 9%로 인상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합의로 인해 공무원들이 내는 연금 보험료는 5년 후 현재보다 약 30% 더 내게 되고, 공무원들이 퇴직 후 받게 되는 연금수령액은 20년 뒤 현재보다 10% 덜 받게 되는 개혁안이 마련된 것이다.

그런데 이날 공무원 연금 개혁 실무기구에서 합의한 공무원 연금 개혁 합의안은 공무원들이 연금을 얼마나 더 내고 덜 받을지를 규정하는 기여율과 지급률만 합의한 것일 뿐, ‘공적연금 강화방안공무원 인사정책 개선안은 아직까지 합의가 되지 않은 상태로 여야가 협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공무원 연금 개혁 실무기구에 참여했던 공무원 단체들은 공적연금 강화방안공무원 인사정책 개선안등이 마련되지 않는 한, ‘더 내고, 덜 받는공무원 연금 기여율과 지급률 합의는 의미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무원 연금 개혁 실무기구의 공무원 연금 기여율과 지급률 합의가 공적연금 강화와 공무원 인사정책 개선을 전제로 이루어졌다는 말이다.

이번에 공무원 연금 개혁 실무회의에서 합의한 내용을 보면 공무원들이 지금까지 지불하던 기여금을 더 내고, 퇴직 후 수령하게 되는 수령액은 덜 받도록 되어 있어, 공무원들이 공무원 연금의 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자체적인 희생을 감수하겠다고 동의한 내용으로 되어 있다. 그렇다면 정부와 새누리당은 공무원 단체가 자신들의 연금을 희생하면서까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공무원단체들은 국민연금을 포함한 공적연금의 정상화를 위해 이번 공무원 연금 개혁 실무기구의 합의안이 실행될 경우 확보되게 되는 재정절감분을 국민연금을 비롯한 다른 공적연금의 강화에 사용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국민연금을 포함한 공적연금이 가입자들의 노후 생활을 실질적으로 보장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공무원 연금 재정절감분을 공적연금 강화를 위해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연금은 노후생활 보장이라는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국민연금을 포함한 공적연금이 이러한 연금 본래의 목적을 제대로 달성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공적연금의 강화가 필수적이고, 공적연금 강화를 위해서는 공무원 연금 재정절감분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따라서 정부와 새누리당은 공적연금 강화를 위해 공무원 연금 재정절감분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정부와 새누리당은 이러한 부분에 대한 고민 보다는, 오는 6일 국회 본 회의에서 공무원 연금 개혁안을 처리하는 것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더 나아가, 정부와 새누리당은 마치 이번 4.29 재보선 결과가 공무원 연금 개혁을 국민들이 용인한 결과인 것처럼 적극 활용하면서 공무원 연금 개혁을 강력하게 밀어 붙이고 있다. 그러나 4.29 재보선 결과는 새누리당이 주장하고 있는 것처럼 지역주민들이 지역을 위해 일을 잘 할 수 있는 일꾼을 뽑은 결과이지 정부와 새누리당이 추진하고 있는 모든 정책을 국민들이 동의하고 지지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따라서 정부와 새누리당은 이번 선거 결과를 이용해 자신들이 추진하려는 정책을 관철시키려는 시도를 해서는 안 된다. 공무원 연금 개혁은 직접 이해당사자들인 공무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고려하는 가운데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방법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빨리 처리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진 가운데 가장 바람직한 방향으로 개혁을 추진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청와대의 주문 때문에 시간에 쫓겨서 공무원 연금 개혁을 졸속으로 처리하게 되면, 머지않은 미래에 또 다시 갈등과 논쟁으로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는 과정을 겪을 수 밖에 없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공무원 연금 개혁안을 오는 6일 국회 본 회의에서 통과시키려고 밀어 붙이기보다는 공무원 연금 개혁안 합의의 전제조건인 공적연금 강화방안 마련을 위한 논의를 심도 깊게 할 수 있도록, 공무원 연금 개혁안을 오는 8월 국회에서 공적연금 강화방안과 함께 처리하는 방안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Posted by 최진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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