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지적한 MBC 에 대한 명예훼손 재판 항소심 첫 공판이 어제 열렸다. 앞서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달 27일 검찰 측 요청을 받아들여 MBC에 아레사 빈슨의 어머니와 주치의를 인터뷰한 취재원본을 제출하도록 명령했다. 재판부는 취재원본 제출을 명령하면서 그 이유로 “언론의 자유 못지않게 형사재판에서 실체적 진실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형사재판의 실체적 진실을 찾기 위해 언론의 자유를 침해해도 되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 더욱이 찾고자 하는 실체적 진실이 국가안보와 직결된 중대 사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언론 자유의 침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취재원본 제출을 명령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미국에서는 언론 자유와 취재원 보호를 위해 많은 주에서 언론인 보호법(Shield Law)을 제정해 운영하고 있다. 언론인 보호법은 뉴스·시사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방송하는 과정에서 취재한 내용과 취재원에 대해 밝히는 것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다. 언론인 보호법은 또한 취재내용이나 취재원과 관련해 언론인들이 검찰로부터 영장이나 소환장을 받지 않을 권리와, 법원으로부터 취재내용이나 취재원과 관련해 자료제출을 요구받지 않을 권리를 부여하고 있다. 현재 뉴욕, 캘리포니아주를 포함한 36개 주에서 언론인 보호법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고, 4개 주에서도 이 법과 유사한 법률을 시행 중이다.

이처럼 미국의 많은 주에서 언론인 보호법을 시행하는 이유는 언론 자유가 공공의 이익을 위해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미국 수정헌법 1조는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어떤 이유에서도 막을 수 없도록 보장하고 있다. 왜냐하면, 언론이 사회에 존재하는 많은 권력기관들에 대한 감시기능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의 취재활동에 대해 검찰과 법원이 어떤 형태로든 간섭하게 되면 언론 자유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공권력이나 권력기관에 의해 언론의 취재내용이 검열당하고 그로 인해 언론인이 처벌받을 수 있게 되면, 언론인들은 취재과정에서 공권력이나 권력기관이 저지른 비리를 고발하는 데 주춤할 수밖에 없다. 이는 결국 언론인들의 자기검열을 불러오는 결과를 초래해 언론의 권력기관 감시기능을 약화시키게 되는 것이다.

미국의 언론인 보호법은 언론인들에게 취재원과 관련된 정보에 대해서도 밝히지 않을 권리를 부여하고 있다. 이 같은 권리를 보장해주는 이유는 권력기관의 비리나 문제점과 관련된 제보자들의 제보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만약 법원이나 검찰이 조사나 재판을 이유로 언론인에게 제보자의 신분을 밝히도록 강제화하게 되면, 권력기관의 비리나 문제점과 관련된 제보는 당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따라서 미국에서는 언론의 감시·비판기능 활성화를 통해 권력기관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언론인들이 뉴스·시사 프로그램 제작 과정에서 취재한 내용이나 취재원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 검찰이나 법원의 소환 또는 취재내용 제출 요구를 거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민주주의의 최고의 가치로 여겨지는 언론과 표현의 자유는 우리 사회의 공공성 확립과 권력기관의 청렴성 확립을 위해 침해돼서는 안되는 영역이다. 국가기관이 언론의 자유를 어떤 형태로든 제한하기 시작하면 그 사회의 민주주의는 병들기 시작한다. 미국이 언론인 보호법을 제정해 시행하는 취지를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Posted by 최진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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