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기관과 공공기관에 대한 감시와 견제는 언론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이다. 그러나 이러한 언론의 공공기관과 권력기관에 대한 감시와 견제 기능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보도가 사실에 근거해 이루어져야 한다. 만약 언론의 보도 내용이 사실을 근거로 하지 않고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특정 단체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방안으로 사용 될 때 그 보도는 감시와 견제의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악영향을 끼치는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

최근 우리나라 대표 공영방송인 KBS가 우정사업본부의 경영효율화를 위한 조직개편과 관련해 두 차례에 걸쳐 비판적인 보도를 했다. 보도의 요지는 우정사업본부가 2015420일자로 경영효율화를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는데, 관리직급 간부는 늘리고 현장근무 직원은 줄이는 이상한 조직개편을 했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이 보도에서 한 가지 잘못된 부분이 있다. KBS는 우정사업본부 조직개편 관련 보도를 하면서 지속적으로 집배원 인력이 줄었다고 강조해서 보도하고 있다. 첫 번째 보도가 나간 뒤, 행정자치부가 해명 자료를 내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두 번째 보도에서도 역시 집배원 인력이 감원되었다고 주장하면서 황당한 조직개편이라는 논조로 보도를 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우정사업본부의 조직개편 과정에서 증원된 327명의 구성을 보면, 집배원 160, 알뜰폰 판매업무 100, 그리고 금융영업 강화인력 67명으로, 집배원 인력은 우정사업본부 조직개편 과정에서 오히려 160명 늘어났다. 이처럼 인력이 늘어난 집배원들이 마치 이번 조직개편에서 엄청나게 줄어든 것처럼 보도를 하는 것은 명백하게 잘못된 보도다. 기자는 취재 내용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정확하게 확인하고 보도를 해야 할 책임이 있다. 사실과 다른 내용을 일부 단체의 의견만 듣고 일방적으로 보도하는 것은 수많은 시청자들을 우롱하는 처사로 저널리즘의 기본을 지키지 않은 보도태도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우정사업본부 조직개편으로 감축된 인원은 우체국창구에서 금융업무, 우편물 접수업무를 담당하는 직원과 총괄우체국 회계담당 직원, 본부·직할관서·지방 우정청 직원, 우편 집중국 직원들이지 집배원들이 아니다. 집배원들은 오히려 160명이나 증원되었다.

그런데 이번 조직개편 과정에서 집배원을 160명이나 늘린 우정사업본부의 태도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인터넷을 포함한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대체 통신수단이 다양해지면서 편지나 엽서 등 우편물 물량이 급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왜 집배업무 인력을 늘리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우정사업본부가 토요일에 우편물 배달 업무를 폐지하고, 택배회사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우체국의 소포우편물 배달 업무가 급감하게 되어, 최근 3년 사이 우편사업 누적적자가 1,302억원에 이르는 상황에서 왜 집배 인력을 증원하는지 도대체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 경영효율화는 사업성이 떨어지는 분야에 대한 구조조정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정사업본부의 집배 인력 증원은 이러한 경영효율화의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이처럼 우정사업본부가 상식적으로 합리적인 조직개편을 하지 않은 부분에 대한 문제점에 대해서 KBS는 전혀 지적을 하지 않고, 오히려 늘어난 집배 인력이 엄청나게 줄었다는 식으로 잘못된 보도를 하고 있어 시청자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KBS 보도내용 중, 이번 조직개편으로 우체국 창구에서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의 숫자가 줄어들어 우체국 창구 업무에 과부하가 걸려 시민들의 우체국 이용에 어려움이 있다는 부분은 충분히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그런데 우체국 창구 인력의 감소로 인한 시민 불편이 마치 집배 인력의 감소로 인한 것처럼 보도를 하는 것은 시청자들을 헛갈리게 만드는 것이다. 이번 우정사업본부 조직개편의 문제점은 우체국 창구에서 대인업무를 담당하는 내근직원들을 감축한 것인데, KBS는 이 부분을 강조하기 보다는 집배원 인력이 줄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어 시청자들이 해당사안을 정확하게 이해하는데 방해요소가 되고 있다. 나아가 KBS는 이번 보도에서 우정사업본부내 특정노조의 입장을 여러 차례 보도 했는데, 노조 한 군데의 입장만을 보도하고 있어 형평성과 공정성에도 맞지 않는다. 우정사업본부에는 현재 5개의 노조가 있고 각 노조마다 현안에 대한 의견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기사를 작성하기 전에 다양한 노조의 의견을 듣고 사실관계를 확인 한 후에 보도를 해야 하는데, 이번 KBS의 보도는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특정 노조의 입장만을 취재해 보도함으로써 잘못된 정보를 두 차례나 방송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우정사업본부 역시 이번 KBS 보도와 관련해 반성해야 할 부분이 많다. 조직개편을 단행 하려면 원칙을 가지고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방법을 통해서 해야 한다. 특정 단체의 입장이나 압력에 의해 원칙을 저버리고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방법이 아닌 불합리하고 비상식적인 방법으로 조직개편을 단행 하게 되면 다른 단체와 조직으로부터 비판과 공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우정사업본부가 지난 420일 조직개편 후, 우정직 공무원 50명을 3급으로 승진시킨 것도 두고두고 비판을 받을 내용이다. 우정사업본부의 이러한 태도는 경영효율화에 역행하는 짓이다.

Posted by 최진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