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척간두(百尺竿頭)’더할 수 없이 위태롭고 어려운 지경에 처한 것을 이르는 사자성어이다. 현재 OBS백천간두의 상황에 처해있다. 지난 2007년 자본금 1,431억 원으로 경기·인천 지역 1500만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방송을 시작한 OBS8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풍전등화(風前燈火)’의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자본금 97%를 잠식한 상태인 OBS는 직원 수를 개국 당시의 60% 수준으로 줄이고, 2013년부터는 제작비를 연간 100억원 이상 줄이는 고육지책을 통해 근근이 버티고 있는데, 이로 인해 제작인력과 제작비가 줄어들면서 양질의 프로그램을 제작 할 수 없게 되어 그 피해가 고스란히 경인지역 1500만 시청자들의 몫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OBS가 이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을까? OBS 경영위기의 원인은 대주주와 경영진의 무능과 방송통신위원회의 차별 정책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OBS 개국 후 무려 37개월 동안이나 OBS의 서울지역 역외재송신을 지연시켜 약 1,019억 원의 손실이 발생하도록 만들었고, OBS의 생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광고결합판매 비율 책정과 신생사 가중치 산정 과정에서 불평등한 방식을 적용하면서 OBS의 운영에 엄청난 피해를 입혔다. 방통위는 지난 2012년 광고판매 시장에 경쟁체제가 도입되면서 중소방송사의 재정적인 어려움이 예상되자, 미디어랩에 중소방송사 광고판매를 결합판매 방식으로 지원 할 것을 의무화 하는 조항을 미디어랩 법에 포함시켰다. 나아가, 신생방송사에 대해서는 과거 신규 방송사 진입 시 매출 증가 추세를 고려하여 신생사 가중치를 부여하도록 했다.

그런데, 방통위가 이 신생사 가중치를 산출하는 방식에서 형평성과 공정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방통위의 신생사 가중치 산정방식은 개국한지 5년 이상 경과된 중소방송사의 사업개시 초기 광고매출액에 점유율을 가중치로 적용한 성장률을 기준으로 증분비율을 산정하도록 되어 있는데, 지난 2011년 방통위가 신생사 가중치를 산정하는 과정에서 성격이나 재원, 편성구조, 그리고 광고 판매 실적 등이 전혀 다른 방송사들(예컨대 라디오방송, 지역 민방, OBS )의 광고판매 실적 평균을 신생사 가중치 산정의 기준으로 삼아 형평성과 공정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신생사 가중치를 산정하였다.

이처럼 방통위가 불공정한 신생사 가중치 방식을 OBS에 적용시키면서 현재의 미디어랩 체제 이전에는 평균 50% 안팎의 성장률을 보이던 OBS의 광고 판매율은 새로운 미디어랩 체제로 바뀌면서 오히려 2.5% 감소하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방통위가 신생사 가중치 산정 방식과 광고결합판매 비율을 합리적으로 방법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공정한 신생사 가중치 산정을 위해서는 성격이나 재원, 편성구조, 그리고 광고 판매 실적 등이 비슷한 방송사들을 샘플로 선정하여 신생사 가중치를 산정하고, ‘결합판매 지원비율개선을 위해서는 지역방송사들의 자발적인 경쟁력 강화를 유도하기 위해 인센티브제를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

지역방송의 존립 가치인 지역성과 다양성을 제고하기 위해 지역성이 반영된 우수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방송사에 대해 평가를 통해 광고결합판매 인센티브를 제공해 지역방송사들의 자체제작 투자 및 콘텐츠의 질 향상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 ‘인센티브지원은 지역방송사의 자체 제작 비율과 자체 제작 프로그램의 질을 평가하는 기준을 만들어 해당 기준에 충족되는 방송사에 한해 결합판매 지원 비율을 일정 비율 할증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기존에 지역방송사에 지급되던 결합판매 비율은 유지하면서 양질의 자체제작 프로그램 비율이 높은 지역방송사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공익적 민영방송을 표방하며 경인 지역 지상파 방송으로 출범한 OBS의 심각한 경영위기에 대한 책임의 일부는 방통위에 있다. 따라서 방통위는 이제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위기에 빠진 OBS를 구해내기 위해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Posted by 최진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