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초고화질 텔레비전 방송(UHD)에 필요한 700메가헤르츠(M) 주파수 대역 분배를 추진하면서 <교육방송>(EBS)을 제외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미래창조과학부가 발표한 ‘700MHz 주파수 분배 추진 방향에 따르면, 102MHz 중 재난용과 이동통신용으로 배정하고 남은 24MHzKBS1, KBS2, MBC, SBS 등 지상파 3사에만 배정하고, EBS에는 700MHz 주파수 대신 DMB 주파수 대역을 할당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런데, 시청자들이 DMB 주파수로 EBS 방송을 보기 위해서는 별도의 VHF 안테나를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이 계획은 실효성이 없는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700MHz 주파수는 전파의 도달 거리가 길고 장애물을 피해 가는 성질인 회절성이 높아, 기지국을 많이 설치하지 않고도 전파를 멀리 보낼 수 있기 때문에 이동통신사들이 탐을 내는 황금주파수라고 할 수 있다. 원래 700MHz 주파수는 과거 지상파TV가 아날로그 방식으로 방송을 내 보낼 때 사용하던 주파수로 지상파TV의 전송방식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되면서 정부에 반납한 것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전 세계적으로 초고화질(UHD) TV 시대가 열리면서 지상파 방송사들이 디지털 전환으로 반납했던 700MHz 주파수 대역을 UHD 방송 서비스를 위해 다시 할당해 줄 것을 미래부에 요청했다. 하지만, 미래부는 이동통신사에 700MHz 주파수를 할당해 주기 위해, KBS, MBC, SBS에만 700MHz 주파수를 할당하고 EBS는 제외시켜 버린 것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주파수 배분에서 EBS가 제외된 이유로 교육방송은 기존 지상파와 제작여건이나 시청률 등에서 차이가 있다는 점이 반영됐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EBS가 다른 지상파 방송사들에 비해 규모가 작고 시청률이 낮기 때문에 제외시켰다는 것이다. EBS는 농어촌 지역이나 산간오지처럼 도시지역에 비해 교육환경이 낙후된 지역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경제적인 이유로 인한 차별 없이 공부와 수능준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매우 공익적인 매체라고 할 수 있다. 나아가, 일반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유익하고 공익적인 내용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들을 꾸준히 제작해 오고 있는 방송사이기도 하다. 이처럼 다른 지상파 방송사들 보다 공익성이 높은 프로그램을 제작해 방송하는 언론사인 EBS를 다른 지상파 방송사에 비해 규모가 작고 시청률이 낮다는 이유로 공공의 자산인 주파수 배분에서 제외시키는 것은 박근혜 정부가 얼마나 공익성에 대한 인식이 취약한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주파수는 개인이나 사기업의 소유물이 될 수 없는 공공의 자산이다. 따라서 공공의 자산인 주파수를 배분 할 때는 무엇보다 공익성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동통신업계는 700MHz 주파수를 이동통신사에 배정해야하는 이유로 지상파방송에 배정하는 것 보다 경제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공공의 자산인 주파수를 배정하는 기준을 공익성과 공공성의 기준이 아닌 상업적 가치의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

공공의 자산인 700MHz 주파수를 지상파TV가 아닌 이동통신사에 할당하게 되면 이동통신사들은 서비스 영역을 넓혀 경제적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그런데 정부가 사기업인 이동통신사들의 경제적 이익 창출을 돕기 위해 공익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EBS를 제외하면서 까지, 공공의 자산인 주파수를 이동통신사업자들에게 할당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 미래부에 묻지 않을 수 없다. 정부기관은 사기업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 아니라, 공공의 이익을 위해 봉사해야하는 기관이라는 사실을 미래부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Posted by 최진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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