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지난 3월 미디어렙 직원들이 방송 프로그램 편성에 개입한 정황이 담긴 광고영업일지가 공개돼 불법 광고영업 의혹이 일었던 종합편성채널 MBN의 광고대행사인 MBN미디어렙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4000만원 부과하기로 의결했다. 또한 MBN에 대해서는 보도프로그램이 간접 광고를 제작, 편성해 방송광고 법규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1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이와 함께, 방통위는 MBN미디어렙에 실질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고, 시정명령 이행 후 이행 결과를 방통위에 보고하도록 지시했으며, 시정명령을 받은 내용을 MBN미디어렙 홈페이지에 5일 이상 게시하도록 명령했다.

방통위가 MBN미디어렙에 대해 이처럼 억대의 과징금을 부과한 이유는 MBN미디어렙이 방송프로그램 제작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쳐왔기 때문이다. 방통위 조사 결과, MBN미디어렙의 실무책임자가 MBN이 주관하는 방송제작회의에 정기적으로 참석해 광고·협찬과 관련된 진행상황을 논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방송광고가 방송제작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진 방송광고판매대행 등에 관한 법률’(일명, 미디어렙법) 15조의 미디어렙이 정당한 사유 없이 방송사업자의 방송프로그램 기획, 제작, 편성 등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금지한 조항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으로 불법 광고행위라고 할 수 있다. MBN미디어랩의 이러한 불법·편법 광고영업행위는 미디어렙 본연의 역할과 업무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공정하고 객관적인 방송프로그램 제작을 방해하는 매우 위험하고 심각한 언론활동 방해 행위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MBN미디어렙의 불법 광고영업 행태가 단지 MBN미디어렙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 5월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또 다른 종편채널인 <TV조선>201212월 한국수출입은행에 ‘2013 한국의 영향력 있는 CEO 선정 확정 통보의 건이란 제목의 공문을 보내 2000만원의 협찬금을 요구했고, <채널A>는 공공기관인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농정원)으로 부터 구제역 확산 방지와 관련된 내용의 방송을 대가로 1000만 원씩의 협찬금을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발각이 되지 않았을 뿐 종편에서 운영하고 있는 거의 모든 미디어렙들이 불법적이고 편법적인 광고영업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방통위는 빠른 시일 안에 MBN미디어렙 이외에 다른 종편 미디어렙들에 대해서도 불법광고영업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국민들 앞에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나아가, 이처럼 종편 미디어렙들이 불법·편법 광고영업을 버젓이 할 수 있게 된 배경에 대한 개선작업도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종편 미디어렙이 지상파 방송사들과 달리 불법·편법 광고영업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인 종편 특혜 중 하나인 직접 광고영업 허용과 박근혜 정부의 종편채널별 미디어렙 허용 특혜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방송국과 독립된 미디어렙이 방송광고 판매를 위탁받아서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방송광고가 프로그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종편에게는 박근혜 정부가 자체적으로 미디어렙을 운영하도록 특혜를 베풀어 주어 방송광고가 프로그램의 내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 것이다. 결국, 보수정권의 종편 사랑이 종편의 이러한 불법·편법 광고영업을 양산한 주범인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방통위가 그동안 종편에게만 베풀어 주었던 특혜인 자사 미디어렙 운영 제도를 철회하고, 종편채널의 광고판매를 공정하고 독립된 미디어렙에서 대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Posted by 최진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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