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다사다난 했던 2015년이 저물고 2016년 새해가 밝았다. 정부의 안이한 판단과 허술한 대응으로 전 국민을 공포로 몰아넣고 38명의 소중한 생명까지 앗아간 메르스 사태, 충분한 논의 없이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하면서 국민들 사이에 대립과 갈등, 그리고 충돌을 불러온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 변죽만 울리고 용두사미로 끝나버린 성완종 리스트로 불거진 불법 대선자금 의혹, 그리고 피해자들의 의견도 묻지 않고 정부가 졸속처리하면서 한일 양국 간에 동상이몽이 되어버린 위안부 문제 합의 등, 지난 한 해 대한민국에는 중국의 살인적인 스모그만큼이나 답답한 사건들이 참 많았다.

그런데, 이처럼 답답한 사건들만큼이나 우리 마음을 답답하게 하는 것은 지난 한 해 우리나라 언론이 보여준 보도태도이다. 언론은 국민들로부터 알 권리를 부여받아 우리사회 다양한 권력기관들에 대해 감시와 견제 역할을 담당하는 사회적 공기(公器)이다. 사회 권력기관들의 부패하고 타락한 실체를 밝혀내 국민들에게 알리고, 이를 통해 사회적 여론을 형성하여 우리사회의 부패와 비리를 척결하는데 앞장서는 사회 정의실현의 마지막 보루와 같은 존재가 언론인 것이다. 그런데 지난 한 해 우리나라 언론은 이러한 언론의 사명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고 정치적으로 편향되고, 약자보다는 강자를 옹호하는 보도태도를 보여 왔다.

또한, 일부 한국 언론은 권력의 감시자가 아니라 권력의 당사자가 되어 정치에 깊숙이 개입하고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를 해 왔다. 특히 보수신문들이 만든 종합편성채널(종편)들은 확인되지도 않은 사실을 정치적 수사를 이용해 사실화하고 이를 통해 정치적 영향력을 버젓이 행사해 왔다. 나아가 객관성이 없는 편향적 보도로 정치적인 성향이 다른 집단을 공격하고 국민들을 편 가르는 일을 서슴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보도가 아닌 지나치게 감정적이고 선동적인 보도를 통해 특정 개인이나 단체에 대해 충동적이고 인신공격적인 마녀사냥식 선정 보도를 일삼아 비난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2015년 한국 언론은 종편과 우후죽순처럼 늘어난 온라인 매체들로 인해 치열한 시청률 경쟁과 온라인 페이지뷰 경쟁에 매몰되어 속보전쟁을 치르게 되면서 오보는 피할 수 없는 일상이 되고 말았다. 불과 1년 전 세월호 참사 당시 '학생 전원 구조'라는 희대의 오보를 내고 기레기라는 비난까지 받았던 한국 언론은 2015년 들어서도 김모 양이 미국 명문대에 동시에 합격했다는 오보와 메르스에 감염된 35번째 의사 환자가 사망했다는 오보를 버젓이 내 보내는 실수를 반복해서 저질렀다. 언론보도의 가장 기본인 사실관계 확인조차 하지 않고 기사를 보도하는 관행을 되풀이 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지난 2015년 우리나라 언론이 어떤 모습이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제 2016년 새해가 밝았다. 2016년 새해에는 한국 언론이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으로부터 독립된 모습으로 권력기관에 대한 감시와 견제라는 저널리즘의 기본원칙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지나친 속보경쟁을 지양하고, 정확하고 공정하며 객관적인 소식을 국민들에게 전달하여 우리사회에 건전한 여론형성을 주도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특히, 불의에 당당히 맞서면서, 권력을 가진 자 보다는 우리사회 약하고 소외된 계층의 의견을 대변하는 대변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언론으로 거듭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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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최진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