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케이블TV 1위 사업자인 CJ 헬로비전에 대한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M&A는 방송통신 융합시대에 이동통신과 유료방송 서비스를 결합 판매해 사업 확장을 노리고 있는 SK텔레콤과 그동안 경영 측면에서 ‘계륵’과도 같았던 케이블방송 사업을 접고 콘텐츠 산업에 집중하려는 CJ그룹의 이익이 맞아 떨어진 결과다.

정부가 이번 M&A를 승인하면 이동통신과 유료방송 시장을 장악하는 거대 방송통신 공룡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이 공룡의 등장은 심각한 독과점 현상을 유발할 것이다. 현재 SK텔레콤은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절반을 장악하고 있다. 이런 기업이 가입자 420만명을 보유한 케이블방송 1위 업체이자 알뜰폰 시장에서 최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CJ헬로비전을 소유하려는 것이다.

이 두 회사의 결합은 단순히 사업의 외형만 커지는 것이 아니다. SK텔레콤 입장에서는 이동통신과 인터넷TV(IPTV), 초고속인터넷에 이어 케이블TV까지 결합상품으로 묶어 판매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유·무선 시장의 지배력이 한 회사에 집중되는 독과점 현상을 가져올 것이다.

방송과 통신이 결합된 거대 회사의 탄생은 시장의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 분위기를 해칠 수밖에 없다. 특정 사업 분야에서 한 회사의 시장지배력이 커져 공정경쟁 환경이 무너지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의 몫으로 돌아간다. 시장이 독과점 상태에 접어들면 소비자들이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제한되고 서비스 품질 또한 낮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비스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전세계 대부분의 국가는 시장의 자유로운 경쟁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특정 기업의 독과점을 제한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번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M&A 시도 역시 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명백하게 해치는 행위이기 때문에 승인이 나선 안 된다.

나아가 이번 M&A는 여론의 다양성을 훼손하는 부작용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우선 두 회사가 하나가 되면 SK텔레콤은 현재 CJ헬로비전이 운영하는 23개 지역 케이블TV 방송국을 소유하게 된다. 이 지역방송국들은 선거방송을 내보내는 데, 대기업이 지역방송과 선거방송이 가능한 지역 언론사를 소유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또 언론의 사회적 임무는 정치와 경제 권력에 대한 비판과 감시다. 감시 대상인 경제 권력, 즉 대기업이 언론사를 소유할 경우 언론의 가장 중요한 가치인 ‘권력기관에 대한 견제’, ‘감시를 통한 공정성·공영성 확립’이 심각한 침해를 받게 된다.

특히 IPTV와 케이블TV 사업은 다른 분야와 달리 방송의 공정성과 다양성, 그리고 객관성을 보장할 수 있는 환경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그런데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이 방송 서비스 시장을 독차지하면 이같은 환경을 보장받기 어렵게 될 것이다.

방송은 우리 사회 속 다양한 계층의 의견을 수렴해 여론을 형성하는 사회적 기구다. 여러 계층의 의견을 제공하려면 기본적으로 다양한 종류의 방송 사업자가 존재해야 한다. SK텔레콤이 추진하는 M&A는 방송 서비스 시장의 다양성을 말살하는 행위다. 소비자인 국민보다는 기업의 이익 추구에만 유용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각 언론과 시민단체들은 이번 M&A 시도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정부는 독과점이 방송 서비스 시장에 가져올 수 있는 여러 문제점을 면밀히 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업의 입장이 아닌 국민의 입장에서 인허가 심사를 진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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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최진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