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29일 또 한 명의 KAIST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올해 들어서만 벌써 세 명의 KAIST 학생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이러한 학생들의 연이은 자살은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대학생들의 스트레스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얘기가 아니다. 미국의 대학생들도 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자살을 시도하거나 알코올 또는 마약 중독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경향신문 DB>

최근 발표된 미국 대학상담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스트레스로 인해 생긴 우울증, 자살충동, 알코올 중독, 자학증 등의 고통으로 대학상담센터를 찾은 학생 수가 2000년에 비해 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우울증 치료제나 정서불안 치료제 등 신경안정제 복용과 관련된 상담을 요청한 대학생들의 비율도 10년 전에 비해 17%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대학생들이 스트레스로 인해 심각한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생들이 이처럼 우울증, 알코올 중독, 마약 중독, 자살충동과 같은 정신질환을 겪고 있는 이유는 지나친 경쟁을 유발하는 현대사회의 구조와 그로 인해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대학생들이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렇게 많은 대학생들이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질환에 시달리고 있는데도, 미국 대학생들의 자살이 우리나라처럼 많지 않은 이유는 미국 대학들이 학생들의 스트레스성 정신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시설과 다양한 학생치유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을 적극 도와주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대학들의 학생치유 및 상담센터 운영은 단시일 내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텍사스 텍 대학교는 20여년 전부터 상담 및 치유 센터를 운영해 오고 있으며, 럿거스대학교는 27년 전에 서비스를 처음 시작했다. 미네소타주에 있는 오거스버그대가 운영하는 상담 및 치유 프로그램인 ‘스텝업(StepUP)’은 1997년 학생 23명의 치료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다.

미국 대학생들의 스트레스와 정신질환 치료를 위한 노력은 학교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일반 사회단체들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미국 미네소타주에 본부를 두고 있는 비영리 약물 및 알코올 중독 전문 치료단체인 ‘헤젤든’은 뉴욕지역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학생들 중 약물과 알코올 중독 치료를 받고 있거나 받기를 원하는 학생을 위해 뉴욕 맨해튼에 6층짜리 건물을 매입했다.우리나라와 미국의 대학생들은 모두 학업 스트레스와 지나친 경쟁 구조, 불안한 미래와 취업에 대한 스트레스로 인해 심각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혼자 괴로워하다가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미국의 대학생들은 스트레스로 인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대학과 사회단체들이 운영하는 상담 및 치료 센터의 도움을 받아 문제를 해결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드물다.

이제 우리나라 대학들도 학생들의 스트레스와 이로 인한 정신질환의 치료를 도울 수 있는 상담 및 치료 센터 운영을 통해 젊은 학생들의 희생을 막아야 한다. 학생들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바로 정상적인 대학의 모습이다. 이제라도 학생들에게 엄청난 고통을 주는 등록금을 받아 부동산 투자나 주식 투자로 돈을 버는 데 신경쓰는 대신 학생들을 위한 투자에 더 관심을 갖기 바란다.

Posted by 최진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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