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일부 포털 사이트들이 직접 기자를 뽑아 뉴스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했다. 뉴스 콘텐츠 유료화 바람이 불면서 언론사들이 콘텐츠 가격을 높여 부르거나 계약을 해지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어디에나 넘쳐나는 공짜 콘텐츠에 차별화된 고급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AOL(아메리카온라인)이 허핑턴포스트를 인수하고 야후가 어소시에이츠콘텐츠를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콘텐츠 유료화의 길이 순탄하지는 않다. 유료화 성공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손에 꼽을만큼 적다. 가뜩이나 전통적인 광고 시장이 급속도로 붕괴하면서 생존을 위한 변화가 절실하게 됐다. 최진봉 미국 텍사스주립대 저널리즘스쿨 교수는 “독자들에게 같은 내용의 광고를 억지로 보여주는 방식은 이제 먹히지 않는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콘텐츠 유효화가 근본적인 해법이겠지만 당장은 새로운 광고 플랫폼에 적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국내 한 언론사의 마케팅 컨설팅을 위해 귀국한 최 교수를 광화문 인근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다음은 최 교수와 일문일답.
 

- 국내 언론사들에게 콘텐츠 유료화는 요원한 과제다. 광고 시장의 파이도 계속 줄어들고 있다. 해법이 뭐라고 보나.
“타겟 광고를 해야 한다. 지금까지 해 왔던 것처럼 전면 광고에 얼마, 하단 5단통 광고에 얼마, 그런 식의 광고 영업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다. 독자들의 직업과 나이, 소득, 교육 수준, 지역 등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광고는 광고 효과도 매우 낮다. 기업들이 언제까지 이런 광고에 비용을 지불할 것 같은가. 새로운 미디어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신문사들이 살아남고 싶으면 스마트폰과 태블릿 컴퓨터 등 미디어의 변화를 직시하고 새로운 스토리텔링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새로운 광고 플랫폼을 개발하고 광고주들에게 제안할 수 있어야 한다.”

<경향신문 DB>

 

- 새로운 광고 플랫폼이라는 건 뭘 말하는가. 신문광고를 버리라는 이야기인가.
“우선은 독자들과 소비자들이 뭘 원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기업들이 보여주고 싶은 광고가 아니라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광고, 소비자들이 보고 싶어하는 광고를 고민하고 개발하라는 이야기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신문사 광고 담당자들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뭐냐고 반문하는데 먼저 종이신문의 기득권을 버려야 한다. 모바일과 소셜 네트워크에 해답이 있다고 본다. 새로운 채널을 활용해 새로운 수익기반을 창출할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이야기다.”

- 새로운 광고의 구체적인 예를 들어달라. 
 
“미국에 자포스라는 신발 전문 쇼핑몰이 있다. 한 소비자가 어머니께 드릴 신발을 주문했는데 선물을 드리기 전에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그래서 반품 요청을 했는데 이 회사 직원이 직접 꽃다발과 카드를 들고 이 고객을 찾아왔다. 이 고객이 나중에 인터넷에 글을 올려 ‘내 인생의 가장 감동적인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 에피소드가 소개되면서 이 회사는 엄청나게 유명해졌고 나중에는 ‘행복을 배달하는 회사’라는 캐치 프레이즈를 내걸게 됐다. 이런 브랜드 이미지는 억지로 만들려고 한다고 해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 소셜 미디어 시대니까 가능한 일이겠다. 그러나 그것과 광고와 무슨 상관이 있나. 이런 변화가 올드 미디어에게도 기회가 된다고 보나.
“핵심은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려 하지 말고 소비자가 직접 말하게 하라는 거다. 소비자들에게 감동을 주고 직접 제품을 홍보하게 만들라는 거다. 아무리 많은 광고비를 쏟아부어도 신뢰 관계가 구축돼 있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나는 언론사들이 이런 새로운 광고 플랫폼을 거꾸로 광고주들에게 제안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분명한 건 지금의 낡은 광고 플랫폼으로는 독자들의 마음을 잡을 수도 없고 광고주들의 이탈을 막을 수도 없다는 사실이다.”

- 종이신문에 뉴미디어 광고 플랫폼을 접목시키는데는 한계가 있지 않을까.
“뉴미디어 광고는 그냥 해도 좋고 안 해도 괜찮은 그런 영역이 아니라 하지 않으면 죽는, 유일한 생존의 활로다. 미국의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이 애플에 고맙다고 말한 이유가 뭐겠는가.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수익모델이 가능하도록 길을 열어줬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볼까. 아이버터플라이라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이 있다. TV를 보다가 TV에 뜬 나비를 스마트폰의 카메라로 찍으면 쿠폰이 적립되는 방식이다. 증강현실 기법인데 예를 들면 내일 오후 광화문 광장에 나비가 뜬다고 광고하고 이를 잡아오면 사은품을 주는 이벤트를 기획할 수도 있다. 방송과 신문의 경계, 영상과 텍스트의 경계를 넘어서라. 얼마든지 새로운 광고가 가능하다. 버거킹이 페이스북 친구들을 열 명 삭제하면 와퍼 세트를 주겠다고 했던 것 기억 나나. 감동과 재미를 주고 이슈를 확산시켜라. 소비자들의 참여를 끌어내라. 종이신문도 얼마든지 그런 이벤트를 기획하고 새로운 광고주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 이런 흐름을 따라잡고 새로운 광고 플랫폼을 만들어 내지 못한다면 계속해서 줄어드는 파이를 두고 싸우는 수밖에 없다.”

- 종이를 버리고 모바일이나 태블릿으로 가라는 말처럼 들린다.
“가까운 미래에 종이신문은 사라지거나 명맥만 남게 될 거라고 본다. 독자들이 스마트 미디어에 익숙해지면 정적인 광고를 보지 않게 된다. 콘텐츠도 달라져야겠지만 광고도 달라져야 한다. 소셜 네트워크와 위치기반 서비스를 결합해 맞춤형 광고를 보여줄 수도 있지 않을까. 온라인으로 쿠폰도 줄 수 있을 거고. 내가 강조하고 싶은 건 광고 전략을 다양하게 가져가라는 거다. 종이냐 모바일이냐,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새로운 스토리 텔링 방식을 고민하라는 거다. 게토레이의 리플레이 프로모션이라는 광고가 있었다. 1993년 동점으로 끝났던 한 시골 마을의 고등학교 풋볼 경기 멤버들을 15년 뒤에 다시 불러 모은다는 내용인데 이런 휴먼 다큐멘터리가 기대 이상의 인기를 불러일으켰다. 게토레이는 30대 이상 소비자들이 많지 않아 고민이었는데 이 광고를 계기로 판매량이 크게 늘어났다고 한다. 작위적이지만 소비자들은 이런 광고를 보기 원한다. 올드 미디어가 살아남으려면 낡은 광고 플랫폼과 고루한 스토리 텔링 방식을 버려야 한다.”

- 지금까지는 지면을 내주고 주는 광고를 그대로 싣는데 그치지 않았나. 광고 시장이 바뀌고 있는 건 분명하지만 언론사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기획이라는 게 한계가 있지 않을까.
“그걸 하는 언론사는 살아남고 그렇지 못한 언론사는 도태될 것이다. 광고 대행사들은 새로운 플랫폼에 맞는 새로운 광고를 준비하고 있다. 기업들이 언론사들에 적당히 광고를 나눠주는 그런 시절은 오래 가지 않는다. 지금처럼 방치하고 있다가는 새로운 광고 플랫폼을 송두리째 빼앗겨 생존의 위기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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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최진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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