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정부가 국가 부채한도를 늘리고, 신용평가회사가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하는 등 악재가 겹치면서 미국 경제가 좀처럼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미국 회사들은 신규고용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오히려 직원을 감원하는 추세여서 미국의 실업률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미국 백악관에 불이 환하게 켜져 있다.| AFP연합뉴스 | 경향신문 DB

미국 노동통계국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7월 미국의 실업률은 9.1%로 현재 무려 1400만 명이 실업상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실업률은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하고 두 달 후인 2009년 3월에 8.8%을 기록한 이래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내려간 적이 없다.
더 큰 문제는 미국의 청년 실업률이 미국 전체 실업률 보다 훨씬 높다는 사실이다. 노동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16세에서 24세 사이의 미국의 청년 실업률은 2007년 10.5%에서 지난 7월 17.4%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대학을 졸업하고도 안정적인 직장을 구하지 못해 미래를 꿈꾸지 못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면서, 요즘 신세대들은 인생의 주요 결정을 뒤로 미루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미국 <LA 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18세에서 29세 사이의 미국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조사대상의 44%가 주택을 구입할 계획을 훗날의 일로 미루겠다고 응답했고, 응답자의 23%는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리는 일이 지금 고민할 내용이 아니라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자신의 미래에 대해 아무것도 계획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신세대들에 대해 <LA 타임스>는 ‘짜증난 세대 (Generation Vexed)’라는 의미로 ‘V세대’라는 이름을 붙였다.

최근 미국 정부의 국가 부채 상한선 확대와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으로 경제 거품이 꺼지면서 그 피해를 고스란히 자신들이 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V세대’들은 정치인들과 기성세대에 대해 불만과 불평을 많이 가지고 있다. 그래서 기성세대에 대해 짜증난 세대라고 불리는 ‘V세대’는 그동안 미국 정부가 국가 부채한도를 지속적으로 늘리는 등 정치인들과 기성세대들의 경제정책 실패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자신들이 당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미국 샌디에이고에 있는 캘리포니아 대학교에 재학중인 앨리샤 토머스는 “안정적인 수입과 건강보험을 제공하는 괜찮은 직장을 얻으려고 전공을 몇 차례 바꿨지만 그러한 직장을 얻기 힘들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허탈해했다. 뉴욕의 세인트 로렌스 대학에 다니는 존 글래스도 “우리 세대는 미국의 재정적자 위기로 가장 큰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면서, “우리 세대만 희생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 가혹한 처사”라고 억울해 했다. <LA 타임스>는 미국의 실업률이 증가하면서 요즘 신세대들이 패스트푸드점 같은 파트타임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전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사회에서 신세대를 지칭하는 용어들은 대부분 부정적인 의미보다는 도전과 젊은이들의 가능성을 내포하는 긍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1990년대 중반에 신세대를 지칭하는 의미로 등장한 ‘X세대’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베이비 붐’ 시대가 지나고 태어난 미래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한 ‘미지의 세대 (Unknown Generation)’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그후 2000년대 초반 등장한 ‘Y세대’는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기만의 미래를 개척하는 다양성을 지닌 신세대를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 되었다.

그리고, 2000년대 중반에는 신세대를 인터넷과 휴대전화, 유튜브, 페이스 북 등 다양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기기들을 자유자재로 사용 하면서 서로가 지그재그로 연결된 세대라는 의미로 ‘Z세대’ 즉 ‘디지털 원주민 세대’로 불렀다. 이렇게 신세대를 지칭하는 용어들은 대부분 신세대들의 기발한 개성과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었지만, 지금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신세대들은 희망이 사라지고, 경기침체로 인해 꿈에 재갈을 물린 세대라는 의미의 ‘짜증난 V세대’로 불리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인 갤럽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절반(50%)이 현재 젊은 세대의 삶의 질이 지난 세대보다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짜증난 V세대’로 불리는 지금의 신세대들은 혹독한 실업률로 인한 경제적 기회 부족으로 미래에 대한 희망은 커녕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불안과 짜증 속에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이제 정치권과 경제계를 포함한 기성세대들이 적극 나서서 ‘짜증난 V세대’의 짜증을 해소해 주어야 한다. ‘V세대’의 짜증을 이대로 방치할 경우, 머지않은 미래에 기성세대를 포함한 국가 전체에 큰 재앙이 되어 되돌아 올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신고

Posted by 최진봉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