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프레이밍(media framing) 이론에 따르면, 언론이 어떤 사건이나 이슈를 다룰 때 언론사의 정치, 종교, 문화적 성향이나 취재기자 개인의 정치, 문화, 종교적 성향에 따라 같은 사건을 각각 다르게 보도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좀 더 쉽게 설명하기 위해 예를 들면, 유명한 관광지를 여행하는 도중에 사진을 찍고 싶을 때 우리는 관광지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소를 선택해 카메라에 담는다. 왜냐하면, 카메라 프레임에 들어갈 수 있는 부분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여행지의 전체 모습을 카메라 렌즈에 담을 수 없기 때문이다. , 유명 관광지에는 다양한 특성들이 존재하고 있지만, 사진을 찍는 사람은 관광지 전체의 특징을 카메라에 모두 담을 수 없기 때문에 자신에게 가장 인상 깊은 곳을 선택해 사진을 찍게 마련인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사건이나 이슈의 현장에는 참으로 다양한 특징들이 존재한다. 이러한 특징들 중에 보는 사람들이 어떤 특징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사건이나 이슈를 이해하는데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같은 이슈와 사건일지라도 어떤 특징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이해하는 내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언론의 취재와 보도도 마찬가지다. 언론사 기자들은 취재현장에서 사건이나 이슈를 볼 때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치적 성향이나, 문화적 배경, 그리고 종교적 신념을 통해 이해하고 분석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개인적인 성향을 통해 사건이나 이슈를 분석하고 이해한 후 이를 바탕으로 기사를 작성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사건이나 이슈를 취재하고 보도하는 과정에서 기자들은 자신의 정치적, 문화적, 종교적 성향을 기반으로 사건이나 이슈를 이해하고, 자신들의 이해와 일치하는 사건이나 이슈의 특징만을 선택해 기사를 작성하게 된다. 이러한 기자나 언론사들의 관행을 미디어 프레이밍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미디어 프레이밍의 문제점은 언론이 특정 이슈나 사건에 대해 한쪽의 편향된 논리와 이미지를 이용해 사건이나 이슈를 보도함으로써 사건이나 이슈에 대해 본질에서 벗어난 왜곡된 이미지가 형성되어 시청자나 독자들에게 전달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보수정권과 보수언론은 통합진보당 사태를 계기로 색깔론과 이념논쟁을 무기로 진보진영에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까지 이념논쟁에 뛰어들면서 친북좌파,’ ‘종북세력등 자극적이고 부정적인 프레임을 이용해 진보진영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전파하고 있는 것이다. 통합진보당의 부정선거 행위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이를 빌미로 진보진영에 종북,’ ‘친북등의 자극적인 프레임을 이용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덧씌우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MBC노조원들의 외침 l 출처:경향DB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보수언론들은 미디어 프레이밍을 통해 특정정당의 실수를 빌미로 진보진영 전체에 대해 종북,’ ‘친북이라는 이미지로 낙인찍기를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보수언론의 낙인찍기는 방송파업에도 시도되고 있다. 방송대파업을 정치파업으로 낙인찍어 방송파업의 명분과 정당성을 왜곡시키려는 시도를 자행하고 있는 것이다. MBC, KBS, YTN 등 국내 주요 방송사들이 공동으로 파업을 벌이고 있는 명분은 분명하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 처참히 짓밟힌 방송제작의 자율성과 왜곡되고 편파적인 보도행태에 대한 방송장이들의 참을 수 없는 분노에서 시작된 이번 방송대파업은 왜곡 편파보도의 부역자로 살아온 기자와 PD, 그리고 엔지니어들의 처절한 자기반성의 표현이다. 그리고 이처럼 공영방송이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배경에는 보은인사로 공영방송 사장에 낙하산으로 임명된 대통령 측근인사들이 있기에 이들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게 어떻게 정치파업인가? 굴절되고 망가진 공영방송을 바로 세워 공영방송의 진정한 주인인 국민을 위한 방송을 만들겠다고 월급도 못 받으며 차가운 땅바닥을 침대삼아 노숙하고 있는 방송장이들의 외침이 어찌 정치파업이란 말인가.

최근 언론노조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방송과 언론사 파업에 대해 국민들의 절반이상이 공정보도를 위한 방송 총파업에 찬성했고, 응답자의 4분의 3 이상은 이번 사태해결을 위해서는 낙하산 사장들의 사퇴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들의 이러한 공정보도에 대한 갈망을 받들어 개인적인 불이익도 감수하면서 파업에 나선 방송장이들의 외침을 정치파업으로 매도하고 낙인찍는 언론이야말로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방송대파업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덧입히려는 정치언론에 다름 아니다. MBC 노조에서 밝힌 비리만 가지고도 수십 번 물러나야하는 김재철 사장의 비리에 대해서는 침묵하면서 공정보도를 외치는 방송장이들의 파업을 정치파업이라는 프레임으로 매도하려는 보수언론들이야 말로 정치언론의 전형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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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최진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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